
엔비디아와 구글이 촉발한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의 최전선에는 GPU와 HBM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수천 개의 AI 가속기를 하나의 서버, 하나의 랙으로 묶어내는 ‘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Multi-Layer Board)’이라는 조용한 병목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병목을 전 세계에서 사실상 두 회사만 안정적으로 뚫을 수 있다. 하나는 미국의 TTM테크놀로지스, 다른 하나가 바로 오늘 다룰 이수페타시스(007660)다.
이수페타시스는 40층 이상 초고다층 기판을 95% 이상 수율로 양산할 수 있는, 지구상 극소수 기업 중 하나다. 2025년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2026년에는 매출 1.5조원·영업이익 3,200억원대가 시장 컨센서스로 잡혀 있다. AI 서버용 MLB 수주잔고는 2025년 3분기 약 3,300억원에서 2026년 1분기 약 6,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 핵심 투자 포인트를 중심으로 이 기업을 뜯어본다.
첫째, 기술 해자다. 층수를 쌓는 것 자체보다 40층을 넘어서면서도 수율을 지키는 것이 진짜 장벽이며, 이 영역에서 이수페타시스는 글로벌 2위 사업자로 확고한 위치를 굳혔다. 경쟁사들의 잇단 MLB 사업 철수는 오히려 남은 두 강자의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둘째, 구조적 수요다. AI 가속기 세대가 올라갈수록(구글 TPU 7세대, 400G 이상 네트워크 스위치) 기판의 층수·면적·난이도가 함께 올라가고, 이는 단가 상승과 물량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이중 성장’을 만든다. 회사가 “쇼티지(공급 부족)가 지속된다”며 추가 증설을 예고하는 배경이다.
셋째,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반대편의 현실이다. 2026년 8월 17일 기준 주가는 95,600원, 실적 기준 PER 40배, PBR 8.8배로 결코 싸지 않다. 이 글은 성장 스토리에 취하기보다, 이 가격이 지금 매수할 만한 수준인지를 보수적으로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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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 개요 — 왜 ‘기판’이 돈이 되는가
이수페타시스는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제조사다. PCB는 반도체·부품을 얹고 전기 신호를 연결하는 ‘전자제품의 신경망’인데, 이 회사가 다루는 것은 그중에서도 최고 난도 영역인 MLB(초고다층 기판)다. 일반 스마트폰 메인보드가 10층 안팎이라면, AI 서버용 네트워크 스위치와 가속기 보드는 20~40층, 일부는 그 이상을 쌓아야 한다.
층수가 올라간다는 것은 단순히 재료가 더 들어간다는 뜻이 아니다. 수십 겹의 동박과 절연층을 미크론 단위 오차로 정렬해 적층하고, 각 층 사이를 미세한 비아(via)로 연결하면서, 그 모든 공정에서 불량 없이 신호 무결성을 지켜야 한다. 층이 하나 늘 때마다 수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이 수율 곡선을 얼마나 위에서 유지하느냐가 곧 원가 경쟁력이자 진입장벽이다. “왜 이 사업이 돈이 되는가”에 대한 답은 여기 있다 — 고객(엔비디아·구글·시스코·아리스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와 네트워크 장비사)은 수율을 지키는 소수 공급사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수밖에 없고, 이수페타시스는 그 소수에 속한다.
매출 구성은 크게 (1) AI·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스위치 및 가속기 보드, (2) 통신 인프라(라우터·기지국)용 기판, (3) 방산·항공 등 산업용 기판으로 나뉜다. 최근 2~3년의 폭발적 성장은 압도적으로 (1) AI·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회사는 초고다층 제품(다중적층 MLB) 비중을 2026년 약 31%까지 끌어올리고, 2027년 1분기부터 본격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질수록 영업이익률이 함께 개선되는 믹스 효과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이수페타시스는 이수그룹 계열로, 그룹 지주사 체제 아래 있다. 그룹 차원의 화학·전자 계열과 연결되어 있으나, 투자 판단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PCB 본업의 사이클과 수율 경쟁력에 있다. 주주 환원 측면에서는 2025년 주당배당금을 230원으로 확대(2024년 143원 → 2025년 230원)하며 밸류업 흐름에 동참했으나, 배당수익률 자체는 0.2%대로 낮아 아직은 성장주의 성격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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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업 분석 — AI 데이터센터가 만든 MLB 슈퍼사이클
2-1. 산업 현황 및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2023년 챗GPT 이후 3년째 가속 중이다. 엔비디아 GPU, 구글·아마존·MS의 자체 AI 칩(TPU·트레이니엄·마이아), 그리고 이들을 묶는 400G·800G급 네트워크 스위치까지, AI 인프라의 모든 계층이 동시에 팽창하고 있다. 여기서 초고다층 MLB는 두 곳에서 필수적으로 쓰인다. 첫째는 수백 개 포트를 처리하는 대형 네트워크 스위치, 둘째는 여러 개의 가속기와 메모리를 한 보드에 집적하는 AI 가속기 보드/백플레인이다.
문제는 이 초고다층 MLB를 만들 수 있는 회사가 극히 적다는 점이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고다층 MLB 점유율은 미국 TTM테크놀로지스가 30%대로 1위, 이수페타시스가 10% 중후반으로 2위이며, 그 뒤를 중국 셴난(Shennan)·WUS, 대만 GCE 등이 잇는다. 그러나 40층 이상 초고난도 영역에서 95% 이상 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업체는 TTM과 이수페타시스 두 곳뿐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평가다. 즉 시장은 넓게 보면 과점, 최상단 난도로 좁히면 사실상 복점(duopoly)에 가깝다.
2-2. 성장 동력 분석
첫 번째 동력은 AI 칩 세대 교체에 따른 기판 스펙 상승이다. 구글 TPU가 7세대로, 네트워크가 400G에서 800G로 진화할수록 신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층수는 늘고, 고급 소재(저손실 CCL)가 요구되며, 기판 면적도 커진다. 이는 물량(Q)뿐 아니라 단가(P)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로, PCB 업종이 흔히 겪는 ‘물량은 느는데 단가는 빠지는’ 저부가 함정에서 벗어나게 한다. 실제로 이수페타시스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9.2%에서 2025년 18.8%, 2026년 추정 21.1%로 개선되고 있는데, 이 믹스 개선이 핵심 배경이다.
두 번째 동력은 공급 부족(쇼티지)의 장기화다. 2026년 7월 24일 회사의 기관 대상 미팅(Corp Day)에서 경영진은 “쇼티지가 지속된다”며 추가 증설을 시사했다. 초고다층 MLB는 신규 진입에 수년의 수율 확보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요가 폭증해도 공급이 즉각 따라붙지 못한다. 이 수급 불균형이 곧 이수페타시스의 가격 협상력과 수주잔고로 나타난다. 수주잔고는 2025년 3분기 약 3,300억원에서 2026년 1분기 약 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세 번째 동력은 증설을 통한 캐파 확대다. 회사는 4공장 양산에 이어, 기존 4공장 대비 약 2.5배 규모인 3,000억원을 투입해 대구 달성산단에 5공장을 건설 중이다. 5공장은 AI 서버용 다중적층 MLB 생산에 특화되며, 선제적 캐파 투자가 2026~2027년 매출 성장의 물리적 토대가 된다. 다만 증설은 단기적으로 감가상각비와 초기 가동 비용을 수반하므로, 캐파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실적의 관전 포인트다.
2-3. 경쟁 구도
구분 이수페타시스 TTM(미국) 중화권(셴난·WUS·GCE 등) 고다층 MLB 점유율 10% 중후반(2위) 30%대(1위) 합산 다수, 최상단 난도 취약 40층+ 95% 수율 가능(소수 2곳) 가능 제한적 주력 고객 하이퍼스케일러·네트워크 장비사 방산·통신·데이터센터 범용·중저가 위주 지정학 포지션 한국(대중 규제서 상대적 자유) 미국(방산 강점) 미·중 갈등 노출
이수페타시스의 경쟁 우위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① 40층 이상에서 수율을 지키는 소수 기술력, ②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가 중화권 대신 택할 수 있는 ‘비중국 대안’이라는 지정학적 위치, ③ 경쟁사들의 저수익 MLB 사업 철수로 반사이익을 얻는 산업 재편이다. 실제로 일부 경쟁사의 MLB 사업 철수 소식은 남은 두 강자의 점유율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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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제적 해자 분석 — ‘층수’가 아니라 ‘수율’이 해자다
3-1. 원가우위 해자 — 수율 곡선의 상단 점유
이수페타시스의 첫 번째 해자는 수율 기반 원가우위다. 초고다층 MLB에서 진짜 경쟁은 “몇 층까지 쌓느냐”가 아니라 “그 층수에서 얼마나 안 버리느냐”다. 40층 이상 기판을 시제품으로 만드는 것은 여러 회사가 할 수 있지만, 양산 라인에서 95% 이상 수율로 지속 생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수율이 10%포인트 낮으면 원가가 그만큼 높아져 같은 가격에 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는다. 이수페타시스는 수십 년간 축적한 적층·정렬·검사 노하우로 이 수율 곡선의 상단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것이 곧 신규 진입자가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는 원가우위로 이어진다.
3-2. 전환비용 해자 — 인증의 벽
두 번째 해자는 고객 인증에서 오는 전환비용이다. AI 서버는 한 대에 수억 원을 호가하고, 그 안에서 기판 불량은 전체 시스템 장애로 직결된다. 그래서 엔비디아·구글 같은 최종 고객은 신규 기판 공급사를 승인하는 데 길게는 1~2년의 인증 절차를 거친다. 일단 특정 세대 제품에 승인된 공급사는 그 제품 수명 주기 내내 안정적으로 물량을 받는 반면, 신규 진입자는 인증 사이클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야 한다. 이 인증의 벽이 이수페타시스의 수주잔고를 뒷받침하는 구조적 방어막이다. 수주잔고가 반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는 것은, 단순 단발 주문이 아니라 인증된 공급사로서 확보한 물량이라는 의미가 크다.
3-3. 해자의 지속 가능성 — 5~10년 관점
이 해자가 5~10년 뒤에도 유지될지에 대한 평가는 균형이 필요하다. 긍정 요인은 AI 칩 스펙이 계속 상향되며 기판 난도가 함께 올라가, 최상단 기술을 가진 소수 업체의 지위가 오히려 강화된다는 점이다. 400G에서 800G, 1.6T로 갈수록 아무나 만들 수 없는 영역이 넓어진다. 부정 요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중화권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수율을 끌어올려 최상단 영역으로 침투할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자체가 특정 시점에 과잉·조정 국면에 진입할 위험이다. 다만 전자는 미·중 규제로 미국 고객이 중국산을 채택하기 어렵다는 점이 완충 역할을 하고, 후자는 산업 전체의 사이클 리스크로 개별 기업의 해자와는 층위가 다르다. 종합하면 향후 3~5년의 해자 지속성은 비교적 견고하나, 그 이후는 중화권 추격과 AI 자본지출 사이클을 지속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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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적 분석 — 3년 만에 영업이익 3배
이수페타시스의 최근 실적은 성장주의 교과서적 궤적을 그린다. 아래는 네이버 금융 기준 연간 실적 추이다.
연도 매출액(억원) 영업이익(억원)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억원) ROE EPS(원) 2023 6,753 622 9.2% 477 19.5% 719 2024 8,369 1,019 12.2% 740 24.9% 1,116 2025 10,880 2,047 18.8% 1,605 29.6% 2,257 2026(E) 15,496 3,272 21.1% 2,643 30.0% 3,600
숫자를 뜯어보면 세 가지가 두드러진다. 첫째, 매출 성장의 가속이다. 2024년 +23.9%, 2025년 +30.0%에 이어 2026년은 +42.4%(추정)로 성장률 자체가 빨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성숙 기업이 규모가 커지며 성장률이 둔화되는 것과 반대다. 이는 AI 데이터센터라는 외부 수요가 기업 성장 속도를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이익률의 구조적 개선이다. 영업이익률이 9.2%(2023) → 18.8%(2025) → 21.1%(2026E)로 뛴 것은 앞서 설명한 고부가 다중적층 제품 믹스 개선의 결과다. 매출이 2.3배 늘 때 영업이익은 622억원에서 3,272억원으로 5.3배 늘어난다는 것은, 성장의 질이 단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수익성 동반 확대임을 의미한다.
셋째, ROE 30%의 고수익성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이 3년 연속 20%를 크게 상회하고 2026년 30%에 이를 전망이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됐는데, 부채비율은 2024년 141.2%에서 2025년 70.5%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성장에 필요한 투자를 하면서도 자본 구조를 정비했다는 신호다.
분기 흐름도 견조하다. 2026년 1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8%, 영업이익은 41.0% 증가했다. 시장은 2026년 연간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예상하며, 회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간 가이던스를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TTM과 비교하면, 이수페타시스는 규모(매출)에서는 아직 작지만 영업이익률·ROE 같은 수익성 지표에서 최상위권 프로파일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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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밸류에이션 — 성장은 인정, 가격은 냉정하게
이제 핵심 질문이다. 2026년 8월 17일 종가 95,600원은 지금 매수할 만한 가격인가.
현재 밸류에이션 점검. 실적 기준 EPS 2,372원에 대해 PER은 40.3배, 2026년 추정 EPS 3,600원 기준 추정 PER은 26.6배다. PBR은 8.8배(BPS 10,848원)로, 제조업 평균을 크게 웃돈다. 즉 시장은 이미 강한 성장을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 52주 최고가는 165,000원, 최저가는 53,600원으로 변동성 또한 매우 크다.
시나리오별 적정주가 산출. 성장주 밸류에이션은 낙관에 치우치기 쉬우므로, 이 글은 컨센서스 EPS를 5~10% 보수적으로 할인해 적용한다.
– Base(기준) 시나리오 — 120,000원. 2027년 이익 성장이 이어진다고 보되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쇼티지 지속과 5공장 가동을 반영해 2027년 영업이익을 2026년 추정치(3,272억원) 대비 약 30% 증가한 4,250억원 안팎, 순이익 3,450억원 내외로 가정하면 EPS는 약 4,700원이다. 여기에 5% 보수적 할인을 적용한 4,450원에, 성장·수익성(ROE 30%)을 감안하되 트레일링(40배)보다 낮춘 PER 27배를 적용하면 약 120,000원이 산출된다. 현재가 대비 약 26% 상승 여력이다. (2027년 추정치는 본 보고서의 추정)
– Bear(비관) 시나리오 — 74,000원. AI 자본지출이 둔화하거나 고객 재고 조정이 발생하는 경우다. 2026년 추정 EPS를 8% 할인한 3,300원에, 성장 프리미엄이 축소된 PER 22.4배를 적용하면 약 74,000원이다. 현재가 대비 약 23% 하락 위험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와의 비교. 주요 증권사 목표주가는 한국투자증권·상상인증권 180,000원, SK증권 161,000원,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 160,000원으로, 컨센서스 평균은 약 167,500원(현재가 대비 약 20~30% 상승 여력)이다. 본 분석의 Base 120,000원은 컨센서스보다 보수적인데, 차이의 핵심은 적용 배수에 있다. 증권사들은 2027년 이후의 강한 이익 성장에 30배 중후반의 배수를 부여하는 반면, 본 분석은 중화권 추격과 사이클 리스크를 감안해 27배로 억제했다. 성장 스토리에 동의하되, 그 성장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배수 확장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지금 가격은? 구조적 성장과 해자는 분명하나, PER 40배·PBR 8.8배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안전마진이 얇다. 신규 진입 관점에서는 컨센서스 하단과 Base 사이인 현재가에서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보다, 조정 시 분할 접근이 위험 대비 보상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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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리스크 요인
리스크 1: AI 자본지출 사이클의 반전. 이수페타시스 성장의 원천은 하이퍼스케일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다. 이 투자는 지금 슈퍼사이클이지만, 역사적으로 반도체·인프라 투자는 과잉→조정의 사이클을 반복해 왔다. 만약 빅테크가 AI 자본지출 속도를 늦추거나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 수주잔고와 단가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PER 40배의 고밸류 종목은 이런 성장률 둔화 신호에 주가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반년 만에 두 배가 된 수주잔고가 역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이 급격히 나타날 수 있다.
리스크 2: 중화권 경쟁사의 추격과 고객 이원화. 현재 40층 이상 최상단 영역은 사실상 복점이지만, 중국 셴난·WUS 등이 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로 수율을 끌어올리면 중장기 점유율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 또한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은 공급 안정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사를 이원화하는 경향이 있어, 신규 캐파가 늘어난 경쟁사로 물량이 분산될 여지도 있다. 미·중 규제가 완충 역할을 하지만 영구적 방벽은 아니다.
리스크 3: 증설 부담과 자본배분 이력. 5공장 3,000억원 등 대규모 증설은 수요가 계획대로 채워지지 않을 경우 감가상각비 부담과 가동률 저하로 이익률을 압박한다. 증설 자금이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가 관건이다. 아울러 과거 회사의 대규모 인수·자본 조달 관련 결정이 시장에서 논란이 됐고, 관련 계약이 무산되며 분쟁으로 이어졌다는 보도도 있었다(세부 사항은 확인 필요). 자본배분과 지배구조 이력은 고밸류 종목의 신뢰 프리미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인이므로 지속 점검이 필요하다.
리스크 4: 밸류에이션·변동성 그 자체. 52주 최저 53,600원에서 최고 165,000원까지 3배 넘게 움직인 주가는, 펀더멘털이 견조해도 수급과 심리에 따라 단기 급등락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PBR 8.8배는 실적이 컨센서스를 조금만 하회해도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는 부담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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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결론 및 Exit Plan
투자 의견: 중립(비중확대는 조정 시). 이수페타시스는 AI 데이터센터 슈퍼사이클의 핵심 병목을 쥔, 글로벌 2위이자 사실상 복점의 한 축이다. 40층 이상 수율 해자, 반년 만에 두 배가 된 수주잔고, 3년 만에 3배가 된 영업이익 등 성장의 질과 방향은 의심의 여지가 적다. 다만 그 성장은 이미 PER 40배·PBR 8.8배라는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현재가에서의 신규 진입은 안전마진이 얇다.
목표주가: Base 120,000원 / Bear 74,000원. Base는 보수적 2027년 추정 EPS 4,450원(추정)에 PER 27배를 적용한 값으로 현재가 대비 약 26% 상승 여력, Bear는 AI 자본지출 둔화 시 약 23% 하락 위험을 반영한다. 증권사 컨센서스(약 167,500원)와는 성장은 공유하되 적용 배수에서 보수적으로 갈라선다.
매수 조건. 구조적 성장을 신뢰하는 투자자라면,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기 위해 85,000원 이하 조정 구간에서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위험 대비 보상 면에서 유리하다. 현재가에서 전량 진입보다는, 조정을 기다리거나 소량으로 시작해 조정 시 추가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다.
매도 조건(Exit Plan).
– 목표가 도달 시: Base 120,000원 도달 시 보유 비중의 30% 정리, 컨센서스 상단(160,000원 이상) 근접 시 추가 30% 정리로 이익을 확정한다.
– 펀더멘털 훼손 시: 분기 수주잔고가 2개 분기 연속 감소하거나, 영업이익률이 15% 아래로 후퇴하는 신호가 나오면 성장 논리의 핵심 가정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비중을 축소한다.
– 기간 조건: 6~12개월 내 5공장 가동률과 800G·차세대 TPU 물량 반영 여부를 점검해, 캐파가 매출로 전환되지 못하면 재평가한다.
정리 요약표
항목 내용 기업명 이수페타시스 (007660, KOSPI) 현재주가 95,600원 (2026-08-17) 목표주가 Base 120,000원 / Bear 74,000원 업사이드 약 +26% (Base 기준) 투자의견 중립 (85,000원 이하 조정 시 분할 매수) 핵심근거 40층+ 수율 해자·글로벌 2위 복점, 수주잔고 반년 2배·영업이익 3년 3배 / 반대편에 PER 40배·PBR 8.8배 고밸류
이수페타시스는 “좋은 회사인가”와 “지금 좋은 주식인가”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회사의 해자와 성장은 진짜지만, 그 진짜를 이미 시장이 알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가 감내해야 할 조건이다. 지금 보유자라면 목표가 분할 정리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신규 진입자라면 조정을 기다리는 인내가 이 종목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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